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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살라망카 어학연수생 E.J.Kim의 어학연수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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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19-03-04 16:49 조회 3,06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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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스페인어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잘 못쓰는 글이지만 아직 스페인에 가보지 못한 분이나, 앞으로 갈 예정인 분들을 위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용기 내어 봅니다.



저는 작년 5월에 스페인에 갔었습니다. 가기 전에 한국에서 학원이랑 숙소는 모두 등록 했었고, 물론 비자도 받아서 갔었습니다. 다들 비자 받는데 준비기간도 많이 걸리고 어렵다고 생각해서 안 받고 가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다행히 전 Pioli스페인어연구소에서 안내를 받아 별 어려움 없이 비자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체류기간이 3개월 이상이더라도 한국에서는 3개월 비자로 나오더라고요. 그 기간이 만료되면 경찰서에 가서 연장신청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어렵지는 않지만, 신청하고 나서도 연장된 비자를 받기위해서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경찰서는 보통 2시까지 업무를 보기 때문에 그전에 가서 신청해야 합니다. 연장신청을 안 해도 걸리거나 불편한 점은 없는데, 공항에서는 웬만하면 연장한 비자를 가지고 있는 게 좋을 것 같았습니다. 스페인에서 유럽 내 다른 나라로 나갈 때 여권과 비자를 굉장히 꼼꼼하게 검사 했었거든요. 특히 저는 동양 사람이라서 더 그런 것 같더라고요. 연장 비자 신청을 하면 Extranjeros 라고 적힌 우리나라 주민등록증 같은 카드가 나오는데 공항에서 그것도 보여 달라고 요구 했습니다. 그런데 연장 비자에 적힌 날짜는 자세하게 안보는 것 같았습니다.



밤 10시가 넘어서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그래서 미리 학원 픽업을 신청했었고, 도착시간에 맞게 출구 앞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어느 교수님께서 공항에 도착하면 스페인만의 독특한 냄새가 난다고 말씀해 주신 적이 있었는데 정말 공항에 도착하니 그 냄새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불쾌한 냄새는 아니나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어떤 냄새였는데 아마 그게 스페인의 냄새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원래 저의 최종 목적지는 마드리드에서 2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살라망카였으나, 제가 밤에 도착한 관계로 마드리드에서 1박하고 다음날 살라망카로 갔습니다. 물론 숙소는 학원에서 무료로 제공해서 편안하게 쉴 수 있었고요.

살라망카로 가는 차 안에서 픽업 해주는 분과 이런 저런 얘기를 했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좌절이 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나름대로 스페인어를 배웠고 말할 줄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혼자만의 착각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동사의 현재형도 인칭을 틀리게 말하는 거 있죠. 하지만 그건 저에게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살라망카의 한 어학원인 Enforex에서 스페인어를 공부했습니다. 제가 한국에 돌아올 때까지 학원에서 만난 한국 사람은 3명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제가 가장 오랫동안 머물렀고요, 다른 사람들은 방학을 이용해서 잠깐 왔었기 때문에 2~3개월 정도 있다가 한국으로 돌아갔었습니다. 그래서 한국말을 많이 사용하지 않아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모든 수업은 스페인어로 했고, 처음엔 용어 때문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을 한국말이 아닌 스페인어로 하는 것 밖에 없는데도 왜 그렇게 어렵게만 느껴지는지... 그리고 저의 가장 큰 문제점은 너무 한국말이 가진 의미에 집착하는 것 이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작문할 때도 많은 실수를 하게 되더라고요. 편하고 보기 쉽다고 서-한 사전이랑 한-서 사전을 많이 봤었는데, 단어를 이해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서-서 사전을 보는 습관을 들이지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는 제가 생각할 때 남들보다 언어를 습득하는데 있어 속도가 많이 늦더라고요. 눈에 뛸 만큼 실력이 부쩍부쩍 늘지 않아서 자책도 많이 하고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가족과 떨어져서 혼자 있다는 것에 대한 외로움 보다 한국으로 돌아갈 날은 정해져 있는데 스페인어가 생각만큼 늘지 않아서 그게 더 힘들더라고요. 솔직히 한국 있을 때 스페인에만 가면 스페인어를 잘 할 수 있다는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만약 그때 쫓기지 않고 좀 더 편안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공부했다면, 스트레스도 받지 않았을 것이고 더 재미있게 스페인어를 익혀서 지금보다는 실력이 더 낳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업은 하루에 문법이랑 회화 4시간 그리고 문화 1시간 이렇게 총 5시간으로 짜여져 있었습니다. 저는 여러 가지 수업을 들어보고 싶어서 몇 주 동안만 방과 후에 하는 superintensivo 과 one to one 도 했었습니다. superintensivo는 신청하는 학생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에 마치 one to one처럼 수업 받을 수 있었습니다. one to one은 수업료는 비쌌지만 부족한 부분을 자기가 원하는 선생님과 함께 공부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교재는 학원에서 만든 걸로 했었고, 책 내용은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앞에서 배운 내용이 반복되면서 좀 더 심화 보충되었습니다. 본인이 원하면 낮은 단계로 되돌아가서 다시 수업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보통 장기간 공부하는 학생들은 비슷하게 레벨이 올라가기 때문에 처음 시작할 때 구성된 친구들과 계속 같은 반일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면 친구 사귈 기회도 줄어들고, 가끔 불편할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일부러 다른 반으로 옮기기도 합니다.



제가 사는 piso엔 저를 포함해서 4명이 살았습니다. 4명 모두 Individual 이여서 한 사람당 하나의 방을 사용했고, 거실, 욕실, 부엌은 공동으로 사용했습니다. 역시 한국 사람들은 없었고요. 자기가 사용하는 방은 각자 청소했고, 그 외 장소는 일주일에 한번 학원에서, 청소해주시는 분을 piso에 보내주셨습니다. 전기세, 수도세 같은 건 다 포함되어 있어서 자기가 원하는 대로 마음껏 쓸 수 있습니다.

음식은 제가 직접 해서 먹었고요. 생필품이나 음식은 주로 가까운 champion 이라는 슈퍼에서 다 해결했습니다. 왠만한 건 거기서 다 구입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거리 곳곳에 중국 사람들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에서 라면이나 당면, 김치 같은 음식이나 소스도 살 수 있습니다. 다만, 그런것들 대부분이 중국에서 직접 만든 것이고, 가격도 약간 비싸답니다. El Corte Ingles 식료품에선 두부도 살수 있습니다. 아주 비싼 게 흠이지만요. El Corte Ingles는 우리나라 백화점이라고 생각하면 되고요, 스페인에는 백화점의 종류가 이거 하나 밖에 없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일년에 두 번 세일이 있습니다. 보통 7월1일, 1월 7일 시작해서 2달간 합니다. 옷의 질은 우리나라에 비하면 좀 못한 편이지만 가격은 정말 많이 싸답니다.



워낙 부끄럼 많이 타고 소심한 성격 때문에 친구를 사귀는 게 어려웠습니다. 솔직히 스페인에 간 것도 어학연수를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넓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제 성격을 조금이나마 바꿔보고자 하는 생각에서 갔습니다. 평소에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서 저는 집으로 친구들을 많이 초대했습니다. 처음엔 말도 제대로 못하고 어색했지만 제가 만든 음식을 같이 먹고 놀면서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사귄 친구들과 함께 영화도 보러 다니고, tapa도 먹으러 가고, 밤에 discoteca에도 함께 어울려 다녔습니다. 스페인어서는 밤 문화가 유명한거 아시죠? 밤 문화를 나쁘게만 보시는 분들도 있던데, 친구들과 좀 더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원을 같이 다니는 외국친구들과는 어느 정도 친구가 될 수 있었지만, 진짜 현지 스페인 사람들과 친구가 되기에는 어려웠습니다. 함께 얘기할 기회가 잘 없거든요. 다행히 운 좋게도 저는 학원 선생님 중 한분과 친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학원에서는 선생님과 제자로 그리고 밖에서는 둘도 없는 친구로 지내면서 같이 스페인어 연습도 하고, 생활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배웠습니다. 제가 한국으로 돌아오기 한 달 전에는 학원 piso가 아니라 제가 직접 구한 piso에서 생활했습니다. 보통 한달정도의 짧은 기간만 사는 piso는 구하기가 어려운데 같이 학원에 다니는 친구의 소개로 한 달만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살라망카 대학에 다니는 학생 2명과 같이 생활했었는데, 그동안 몰랐었던 스페인 보통 가정에서 먹는 음식도 먹어볼 수 있었고 또한 나 또래 스페인 얘들의 문화를 좀 더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말도 옆에서 교정해주었기 때문에 조금 늘었던 것 같고요. 진작 그런 식으로 살지 못한 것에 후회도 되고, 그 친구들과 거기서 오래 함께 살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장기간 연수를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계속 학원 Piso에서 있는 것 보단 직접 몸으로 부딪혀서 방을 구해보는 것도 괜찮을 꺼라 생각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페인에서 생활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면서 하는 말들이 여행을 많이 못해서 아쉬웠다고 합니다. 모두들 처음엔 아직 스페인에서 머무를 날들이 좀 남아 있으니깐 다음 기회에 가야지 하고 미루거든요. 그리고 학생 신분인 만큼 여행경비도 부담이 되기 때문에 선뜻 여행을 가지 못한답니다. 그런데 막상 한국에서 다시 그쪽으로 여행을 하기엔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모두들 아쉬워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랬구요. 저는 스페인 남쪽지방은 가보지 못한게 굉장히 아쉽거든요. 그러니 스페인에 있을때 조금 부담이 되시더라도 많이 여행하세요. 고생하면서 여행하는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젊어서 하는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잠깐의 고생으로 더 값진 많은 것들을 얻을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유럽내 다른 나라로 여행을 원하신다면 스페인 여행사에 가시면 여행 가격이 나와있는 책자가 있는데, 나라별로 달과 날짜에 따라 가격이 다르거든요. 그걸 참고하시면 좀 더 저렴하게 여행할수 있답니다. 그리고 가이드 없이 왕복 비행기표와 숙박만 구성된 페키지를 이용하셔도 저렴하답니다.




지금까지 제가 그동안 스페인에서 생활하면서 있었던 일들을 생각나는 대로 간단하게 적어 보았습니다. 내용이 부실하고 이상하다고 생각되더라도, 예쁘게 봐 주셨으면 합니다. 혹시 더 궁금한 게 있으면 dalimixs@msn.com 으로 메일 주세요.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럼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매일매일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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